베르나르 베르베르의 神
베르나르의 개미라는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이 작가의 책이 중우회 서가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주저없이 대출신청하여 읽게 되었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작가이다.
주인공인 미카엘 팽송이 어느 날 우주의 어느 행성에 있는 섬에 神후보생으로 태어난다. 그 전에 미카엘은 지구의 인간이었다가 인간을 돌보는 천사시절을 거쳐 神후보생으로 입학한 것이다. 천사시절엔 육체가 없이 영혼으로만 존재하엿는데 이젠 욱체가 부여되어 인간과 같은 생김새에 감각을 가진 존재가 된 것이다.
이번 기의 神후보생은 프랑스출신으로 이루어진 144명으로 지구 복사본이라 할 수 있는 18호 지구에 있는 인류를 맡아, 우승한 후보생 하나만 신들의 신인 제우스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승神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폴론, 시지프스등의 神들이다. 주인공은 아프로디테神과 사랑을 나누기도하고 연수생인 마타하리와 사귀기도 한다. 그러다 주인공은 실격하여 18호 지구에 인간으로 환생하였다가 다시 컴백하여 마침내 제우스신을 만나게 되나 아뿔사 제우스는 창조주가 아니고 그 역시 자기 위의 창조주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는 존재이다.
주인공은 모험을 계속하여 자기보다 위에 누가 있는지 알고싶어하는 제우스의 도움으로 마침내 별이 된다. 별이 된 주인공은 제우스위에는 은하가 있고 은하위에는 우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러시안곰인형처럼 끝없이 싸여져 상위단계로 이어져 있는 것이다. 생명체 진화의 단계를 숫자로 표시하는 것이 재미있다. 숫자 0은 無이다. 1은 광물, 2는 식물, 3은 동물, 4는 인간, 5는 깨달은 인간, 6은 천사, 7은 神, 8은 신들의 신 제우스, 9는 은하, 10은 우주이다.
이제 다 알게 된 것일까? 그러나 우주는 우주 밖에 뭐가 있는지 모른다고 한다. 별이 된 주인공은 우주의 끝까지 나아간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 주인공은 자기가 책안에 있는 캐릭터라는 것을 알게 되고 책을 읽는 독자의 눈을 발견한다. 숫자 10의 상위단계는 111이고 이는 책의 지면이 평행으로 엮인 것을 상징한다. 책의 독자 역시 그 위의 상위단계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써놓으니 무슨 이런 황당한 책이 있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과 우주에 관한 종교나 신화, 설화도 황당하긴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저자는 많은 종교와 신화, 설화,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해 우주와 인간에 관해 누구보다 설득력있게 소설을 써나갔다. 책의 내용이 너무 좋아 퇴근하고 나서도 읽었다. 많은 사람이 자기가 누구인지, 왜 이 자리에 있는지 궁금해 하지도 않고, 남이 연구해 놓은 것을 그냥 받아들이거나 믿어지지도 않는데 안믿으면 후환이 두려워 믿으려고 애쓰는 삶을 살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우리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