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바드 기타 - 간디 해설
바가바드기타는 인도의 고전문학인 마하바라타의 한 부분인데 힌두교교리를 많이 내포하고 있어 인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마하바라타는 왕국을 차지하기위한 왕족간의 싸움을 다룬 내용인데 아라비안나이트처럼 많은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어 세상 모든 이야기의 원형을 이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판다바군과 두료다나군은 전투를 위하여 들판에 진을 치고 서로 나팔을 불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 때 판다바군의 수장인 아르주나는 전차를 양편 진 가운데로 몰아 상대 진영을 관찰하는데 할아버지와 아버지, 외삼촌, 형제, 손자, 친구, 장인, 존경하는 스승이 있는 것을 보고 왕국을 차지하려는 탐욕 때문에 이들을 죽여야 하는지 심한 갈등을 느끼고 전쟁을 그만 두려한다.
옆에 있던 크리슈나(神의 화신이다) 가 이상한 논리로 전쟁을 합리화하며 싸울 것을 주문한다. 어차피 육신은 유한하고 본체인 아트만은 영원한 것이니 죽여도 별 상관이 없다. 신이 이미 죽일 계획이었다. 감각으로 느껴지는 것에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며 그런 것에 흔들리지 말아야 영생불멸에 이를 수 있다. 싸움터에 온 전사가 임무와 명예를 포기한다면 죄를 짓는 것이다. 네가 죽게 되면 하늘을 얻을 것이고 승리하면 땅에서 즐거움을 얻을 것이다. 기타 등등.
내가 보기에는 아르주나의 갈등은 이해할만하고 자애로운 神이라면 어떻게 친척과 친구들을 아무런 가책없이 다 죽여 버리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 간디는 뜻밖에도 이것이 폭력을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여러 이유를 들어 해설한다. 힌두교도인데다 비폭력 무저항주의자이니 어떻게든 그런 쪽으로 생각하고 해설하였던 것이라고 짐작하나 별로 공감은 가지 않았다.
기타의 저자는 당시 계급제도인 카스트의 논리에 충실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바이샤는 땅을 갈고 장사를 하고, 수드라는 일을 하고 남을 섬기고, 크사트리아는 전쟁을 하고, 브라만은 신에 대한 믿음과 지식의 함양이 각 계급의 임무라 한다.
한편 저자는 집착을 버리고 임무를 아무런 이기심이나 감정없이 기계적으로 수행하라고 한다. 그렇다면 지배계급은 마음껏 전쟁을 해도 죄가 되지 않고 오히려 신의 의지를 실현하는 것이고, 피지배계급은 항거를 하거나 생각을 하는 것이 이기심과 집착의 발로이니 죄를 짓는 것이 된다는 말이다.세계적인 유명 종교나 중국의 유교만 하더라도 지배층의 이익을 위한 논리를 제공해야 정부의 비호를 받아 오랬동안 살아남는 것 같고 힌두교도 역시 그러한 것 같다.
나라는 생각을 버리고 항상 신을 생각하라는데 그것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것인지는 더 생각해봐야할 문제인 것 같다. 회사원이 일은 안하고 윗사람 부근을 맴돌면서 아부의 기회만을 노린다면 참 짜증나고 한심할 것 같다. 마찬가지로 세상에 나가 잘 살아보라고 개성을 부여하고 기회를 주었는데 나를 없이한다고 면벽수행을 하면서 어찌하오리까하며 신의 뜻만 살핀다면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성인들이나 유명한 사람들의 생각이 브랜드가 있다하여 무조건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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