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덫
이미 10여년전에 세계화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집어낸 책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독일인 몇 명이 함께 지은 저작인데 작가에 대한 설명이 없고 작가의 서문조차 없으나 내용은 훌륭한 것 같다.
다 읽고 머리에 가장 남는 생각은 세계화란 글로벌대기업이 노동자와 각국 정부들을 서로 경쟁시켜 노임을 최대한 깎아내리고 정부로 부터는 세금감면이나 지원금등을 최대한 타내는 구도라는 것이다. 그 결과 富가 자본을 소유한 사회 최상층부로 이전되고 중산층은 소멸되어 양극화 사회가 되고, 정부는 세수가 부족하여 사회형평을 위한 정책을 대폭 축소할 수 밖에 없다.
자유무역론자들은 자유무역을 하면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에 의하여 각국이 다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교우위론은 각국의 노동력과 자본이 이동하지 않는 전제에서 만들어졌다. 자본이 국경을 넘어 자유이동하는 세계화시대에는 맞지 않다.
글로벌기업들은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겠다는 위협을 통해 노동조합을 굴복시키고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낸다. 세금이 낮은 지역으로 본사나 공장을 이전하고 구입가격을 조작하여 세금을 축소시킨다. 기업의 이익은 훨씬 늘어도 납세액은 형편없이 줄어든다. 기업들은 정부에 우리에게서 1달러도 받을 생각을 말라고 공공연히 큰소리를 치는 형편이다.
세계적인 기업의 경쟁력에 맞춰 기업인원을 정리한다면 엄청난 실업자가 거리에 쏟아진다. 인건비절감으로 늘어난 이익은 주주와 고위경영진의 몫이 된다. 티티테인먼트사회라는 말이 있다. 티티는 엄마젖, 테인먼트는 Entertainment를 뜻하니 사회에 우글거리는 실업자와 빈곤층에게 적당한 먹거리와 오락을 제공하여 유지되는 사회를 말한다고 한다. 미래사회가 궁금하다면 멕시코나 브라질을 보라고 한다. 상층부는 별도의 주택단지에서 엄격한 경비로 자신들을 죄수처럼 격리하고 금품을 노리는 인신납치가 종종 일어난다.
지금 최빈곤층은 어찌되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산층은 자칫하면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러한 흐름에서 나자신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사람들이 자녀교육에 엄청 투자하여 좋은 직장에 취직시키려 하지만, 세계적으로 노동자를 경쟁시켜 최대한 노임을 깍아내리는 상황에서 분배되는 몫이 많으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회의 이익이 기업에 집중된다면 기업의 경영자가 되거나 주주가 되어 이익분배에 참여하여야 한다. 대기업의 경영자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실적인 대안은 이익을 많이 낼 것으로 생각되는 기업의 주식을 사모아 이익분배를 받는 것이 최선이 아닌가 생각한다. 변화되는 미래세계가 두렵기도 하지만 그런 세계도 한번 살아본다는 긍정적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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