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의 세계사-폴 존슨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관계로 이 책을 선뜻 골라 읽게 되었다. 여러 영웅이 등장한다. 구약시대의 전쟁영웅 드보라, 다윗, 삼손, 세계사에서 빛나는 이름을 얻은 알렉산더, 카이자르, 파티의 여왕 레이디 패멀라 배리, 미국 남북전쟁의 두 주역 링컨과 리, 2차대전의 처칠과 드골, 괴짜 천재철학가 비트겐스타인, 근대의 포문을 연 전쟁영웅 워싱턴, 웰링턴, 넬슨, 카메라의 사랑을 받은 마리린 몬로 등이다.
주로 전쟁영웅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은 전쟁이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전쟁을 통해 인간의 위대성이 드러나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지만 저자는 지나친 살육이나 전쟁자체를 즐겼다고 생각되는 나폴레온이나 징기스칸 같은 사람들은 제외하고 있다. 한편 오늘날 미국의 만성적 재정적자와 빈부격차를 초래한 레이건이나 이와 유사한 노선의 대처가 영웅에 포함된 것을 보면 저자의 주관적 취향이 많이 반영된 것 같다.
어떤 사람을 영웅이라 부르고 영웅은 과연 필요한 것인가 자문해 보았다. 일단 영웅은 역량이 뛰어나고 어떤 특정 목적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그 결과가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그들의 운명을 좌우한다. 알렉산더를 따라 동방원정에 나간 젊은이들은 인도까지 가는 행군에서 시골농사꾼으로서는 좀처럼 가져보지 못할 많은 경험을 하고 지혜와 용기도 키웠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영웅은 필요한 것 같다.
저자는 오늘날 영웅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첫째, 절대적인 독립심이다. 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것을 철저히 사고하고 모든 문제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능력, 둘째, 결의와 일관성을 가지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셋째, 자신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타인의 화살은 일체 무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미칠 결과에 관계없이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용기는 최고로 고귀한 자질이며 천태만상인 영웅의 모습에서 빠지지 않고 나타나는 요소라 한다.
위와 같은 자질을 생각하면 아무나 영웅하는 게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자기가 누구인지, 삶의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한 투철한 생각이 있다면 영웅 그 것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와 같은 민주주의 문명사회에서 과거와 같은 영웅은 존재하기 힘들어졌다. 자기 영역에서 투철한 생각과 용기로 자기가 하고 싶은 또 되고 싶은 모습으로 열심히 살아간다면 가히 작은(남들이 잘 알아주지 않으니까) 영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