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도리 내복을 입을 -내가 가장 꺼리는 것 중 하나 - 정도로 추위가 매서운 토요일, 등산객들로 붐비는 마천역을 출발하여, 류진열 조장제 윤승진 그리고 나 넷이서 남한산성 서문을 향하였다.
마천동에서 서문으로 가는 수많은 코스중 주로 북쪽 사면을 가로 질르기 때문에 눈이 가장 많이 쌓여있는 길, 바로 밑으로는 캐슬렉스 골프장이 그 너머로 성냥갑 같은 아파트들이 보이는 한적한 숲길을, “금년 처음 밟아보는 눈”이라는 찬사와 더불어 이조 시대 이야기를 끝없이 이어가는, 현재 성대 주자학과정을 이수중인 류진열의 정력적인 강의 아닌 강의를 즐거이 들으면서 윤승진 조장제의 스마트폰으로 기념사진도 경쟁적으로(?!) 찍으면서 한 시간 정도 눈밭을 오르니 드디어 연주 봉옹성을 지나 서문 앞 조망명소 -망원경과 서울시내 지형도가 갖추어져있는 -에 서니 발밑에는 눈덮인 남성대 골프장이, 저 멀리로는 가장 왼편부터 청계산에서 가장 오른쪽까지 불암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그 안을 한강이 긴 호를 그리면서 유유히 흐르는 풍광에 “역시 여기에 잘 왔다” 라는 느낌을 서로 주고 받으며 산성으로 들어가 수십년 수령의 적송지대를 거쳐 수어장대에 도착, 많은 탐방객들과 섞여서 기념사진을 찍고,
제6암문을 통하여 내려오기 시작했는데 이 길은 남한산성의 3대 약수터를 거치는, 숲이 몹시 울창하여 나무 냄새가 느껴지는 곳이다. 군의 훈련장소로 이용되는 터여서 마짐 눈이 깔끔하게 치워져있었고 최근 설치된 계단이 발걸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도중 간식을 먹으면서, 군것질과 주전불이가 같은 뜻이냐 아니냐 ; 漢陽은 한수이북을 洛陽은 낙수 이북을 의미한다 ; 송시열과 書院등 이조시대 이야기 등을 화제로 어느덧 남한천,일장천,유일천약수터를 지나
드디어 식당에 들었는 바 작년1월30일 오토회 산행때 7명이 은고개에서 넘어와 들른 “장흥식당”-그때 주모가 유달리 류진열에게 관심을 보였던!! -에서 도토리묵 홍어회 동태찌개를 막걸리와 들면서 온갖 주제로 여흥을 즐겼다.
登山 達人 윤승진의 산행코스에 대한 만족감의 표시; 財務大臣 조장제의 먹거리 선택과 먹는 즐거움 ; 목소리가 우렁찬 류진열의 연이은 감탄사와 해박한 이조시대 이야기 ; 특히 두 대의 스마트폰에 의한 사진촬영; 내가 아랫 내복을 입고 등산할 정도로 추운 날씨와 눈길산행으로 특징 지워지는 추억에 남을 즐거운 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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