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충님의 글입니다.
:시골 변호사의 객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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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로스쿨 첫 취업박람회가 열렸다는 기사를 읽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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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부터 저는 지역사회의 공증인(公證人) 직무를 전담하면서 일반 송무(소송업무) 변호사 업무에서는 열외(?)하게 되었는데, 옛날 제가 지역사회에서 송무(訟務) 변호사 활동을 열심히 수행할 때에 객기(?)부린 일이 생각나서 몇마디 글을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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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울에 있는 대형 로펌인 LEE & KO (法務法人 韓美, 현재는 法務法人 廣場으로 합병 개칭) 송무부 소속변호사로서 근무하다가, 88올림픽이 개최되던 무렵에 경북 안동 지역사회에 전입해서 개인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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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에는 이미 본인보다 기수가 빠른 2명의 변호사들이 활동하고 있었으므로 저는 지역사회에서 3번째 변호사로서 개업을 하게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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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다가 지역사회의 일반 송무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기분나쁘게 생각한 사항은 바로 리베이트(사건 소개비) 제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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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의료계에서도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병의원으로 응급환자를 후송해 온 택시기사 등에게 일정한 수고비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건축사 업계에서도 건물 설계건을 추천해 준 건설회사에 일정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도 역시 공지의 사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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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가 지역사회의 개인 송무 변호사로서 경험해 본 리베이트(사건 소개비) 제도는 마치 아메에바 같이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었으며, 일반 사건당사자로부터 1차적인 법률 상담을 받게 되는 법원 또는 검찰청의 일반 직원, 법률신문 관계자, 법무사 업계 관계자 등 여러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의 지연,혈연,학연 등을 기반으로 매우 단단한 파워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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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그들은 먹이사슬에서 우월한 갑(甲)의 역할을 하고 있었고, 개인 송무 변호사들은 불쌍한 을(乙)의 입장에 놓여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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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내 본인보다 선임 기수였던 2명의 변호사들은 모두 서울로 진출하면서, 제가 지역사회 변호사 중에서 가장 고참이 되고 또한 후임 기수 변호사 3명 등 총 4명의 변호사가 지역사회에서 송무 변호사 활동을 하게 된 시점에서, 저는 리베이트(사건 소개비)라는 ‘철(鐵)의 네트워크’를 한방에 깨부셔 버리기로 작정하고, 후임 변호사 3명을 모두 안동시내 한식당에 소집하여 객기(?)를 부렸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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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렸던 객기의 요지는 다음과 같이 5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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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금 이 시간부터 안동지역사회의 송무 변호사 전원(앞으로 신규 전입 회원 포함)을 규합하여 가칭 “안동변호사회”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든다.
:(2) “안동변호사회” 회원은 일체의 사건 소개비 같은 리베이트를 철폐한다.
:(3) “안동변호사회” 회원은 사건 의뢰자와의 대화 중에 재판부 또는 검찰청 구성원과의 학연 등을 과시하는 등 전문직의 품위에 어긋난 일체의 언행 및 이를 빙자한 성공사례금 징수를 일체 금지한다.
:(4) “안동변호사회” 회원은 지역사회의 불우이웃을 위한 기부금을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5) “안동변호사회” 회원 중 규칙을 위반한 회원이 발생할 시는 회장(不肖 小生^^)이 직권으로 탐문 조사를 실시하여 혐의가 인정되면 징계 상신 및 형사 고발 조치를 단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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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전국에서 지역별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리베이트 악폐습을 완전 철폐하고 지역사회에 도대체 ‘브로커’라는 사람들이 아예 서식하지 못하게 발본색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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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연유로 저는 대구지방변호사회 역대 회장님들로부터 칭찬과 총애(?)를 받았고, 그뒤 대구지방법원에서 안동지원으로 부임한 呂春東 지원장(서울대법대 선배) 같은 분도, “사건 소개비 안 주는 곳은 전국에서 여기 뿐이라고 들었네.” 라는 인사말씀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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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코믹(?)하게 이야기하면 저는 “안동변호사회”라는 유령 단체(?)를 마치 조직 폭력단체 초기 단계까지 끌어 올려서, 소속 회원들이 공포심(?)에서 도저히 규칙 위반을 할 엄두도 못내도록 만들었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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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몇년전에 제가 안동 지역사회에서 송무 변호사로서 활동하면서 수임한 본안 사건 수가 딱 5천건에 도달한 시점에서, "이제부터는 송무 변호사 생활을 그만 두고 다른 일을 해야 하겠다" 는 결심을 하고, 공증인 당직 근무와 株式硏究所 운영을 개시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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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오늘 보도된 로스쿨 첫 취업박람회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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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변호사도 취업난, 로스쿨 첫 취업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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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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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참 많아졌습니다. 지난 10년 새 매년 천명 안팎씩 배출되면서 만명을 넘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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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이라 하죠. 내년부터는 법학전문대학원생까지 대거 합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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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도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어진단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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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로스쿨 취업박람회까지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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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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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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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생만을 위한 첫 취업 박람회, 25개 대학원에서 8백여 명이 구름같이 몰려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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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등 23곳이 구인업체로 참여했고, 부스마다 기다란 줄이 늘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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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변호사는 여기 두 분 여기 두 분 계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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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첫 배출되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천 5백 명, 사법연수원 수료생 천 명까지 내년에만 줄잡아 2천 5백 명이 법조 시장에 쏟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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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취업난이 예상되면서 신규 변호사 가운데 천 명 이상이 일자리를 찾지 못할 거란 분석까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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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생 10명 가운데 8명이 진로에 불안을 느낄 정도로 위기의식이 팽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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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대규모 취업박람회가 열린다는 사실 자체가 로스쿨생들의 취업난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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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혜민(법학전문대학원생) : "변호사 자격증이 있으면 취업 걱정은 별로 없을 거란 생각으로 입학을 했는데 지금은 사정이 조금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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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취업을 한다 해도 보수나 대우도 예전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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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법률 회사의 경우 기존 보수의 절반 수준에서 채용하는 곳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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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형주(법학전문대학원생협의회장) : "자기가 하는 일에 맞게만 대우만 받게 된다면 학생들도 수긍을 하고, 사회에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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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단체 역시 공공 영역의 취업 문호 확대를 요구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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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순열(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 "충분히 국가에서 우수인력을 흡수하고 양성해서 그 인력들을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데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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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법률 서비스 제공이라는 취지로 도입된 로스쿨 제도의 정착에 일자리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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