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이런 주제로 글을 쓸만큼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자기 인생을 관통한 목표와 원칙이 있었는지 삶을 지배한 감정과 원칙은 어떤 것이었는지 살펴보는 일이 자신에게 의미가 있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에게 참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썼다고 서두에서 밝힌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는 것이 좋은가 의미있는 삶 성공하는 인생의 비결은 무엇인가 품격있는 인생 행복한 삶에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것보다는 천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저자는 마음 가는 대로 살자고 한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고 한다. 인생에 무슨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거나 신의 영광 또는 이웃을 위한 삶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 것도 맘에 든다.
왜 자살하지 않는가?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삶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삶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건 나름의 답을 가지고 사는 것이다.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는 삶은 훌륭할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흔히 그냥 사는 거라거나 인생에 목적이나 의미 따위는 없다고 말하는데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고 일을 성취하고 재미있게 살았던 순간이 의미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의미가 있는 삶을 위해 저자는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고 한다. 세계사 교과서에서 프랑스혁명의 표어는 자유 평등 박애라고 하는데 박애는 연대라고도 번역할 수 있는 것 같다.
일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즐거운 일을 잘하여 돈을 벌어야 한다.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라면 재능이 조금 부족해도 되는만큼 하면서 살면 된다. 옳은 일을 필요할 때 친절하게 해야 한다. 저자는 과거 구속되어 취조 받으면서 진술서를 쓰는 순간에는 때리지 않아 길고 자세하게 써 형사들의 칭찬을 받으면서 글쓰는 재능을 발견했다한다.
사랑...만약 사랑하는 사람 이름을 하나도 떠 올리지 못한다면 그 인생은 풀 한 포기 키우지 못하는 황무지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저자는 아내의 손을 처음 잡았던 순간의 가슴 떨림과 신념의 동지들로 이미 세상을 떠난 노무현 조영래 이옥순 등을 떠올린다. 저자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편안한 마음으로 누군가와 주고받았던 사랑의 감정을 되살리면서 그것이 주는 느낌을 음미할 것이라고 한다. 죽음이 가까이 왔을 때 나이트클럽이나 웨딩홀을 빌려 지인들을 초대하여 생전장례식을 치르고 싶다고 하는데 멋진 생각이다. 적어도 중환자실에서 고무즐에 줄줄이 매달려 아무도 보지 않는 방에서 죽는 것보단 훨 낫다.
삶을 망치는 헛된 생각들...신념의 도구가 되는 것. 종교개혁자 칼빈이 제네바의 통치자가 된 후의 공포정치는 캄보디아의 폴 포트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불운을 어찌할 것인가? 종교가 없는 저자는 세상의 부조리와 설명할 길 없는 불운을 일어나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이것이 좋은 방법이어서가 아니고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영생에 대한 욕망은 자신의 삶을 황무지로 만들고 때로 타인의 삶을 파괴한다고 한다. 영생을 팔아 어리석은 사람들을 자기 욕망의 희생자로 만드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원균과 이순신, 누가 더 훌륭할까? 너무 쉬운 것을 물어본다고 나를 뭘로 보냐고 화를 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것은 역사교과서나 사회통몀상 이미 정답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순신이 끌려와 죄인신분이 되었을 때 그를 변호하여 죽음을 면하게 한 사람은 판중추부사 정탁 한 사람뿐이었다. 그리고 조정은 원균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판단은 어렵고 나의 생각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 아니고 사실은 주입된 남의 생각이 대부분이다. 나의 생각도 편견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 나 역시 유시민이 생긴 것도 그렇고 경망스럽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책을 읽고 언론에 의해 주입된 것이고 편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