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회 예봉산 산행기>
1.산행참가자: 박동영,윤승진,이승종,한경수,황성재,유진열,조장제,김상호,김영환,이영진(10명)
2.산행코스: 팔당역-벗나무쉼터-철문봉-예봉산정상(683m)(약 5시간)
3.산행기
아침 10시 팔당역에 도착하니 유난히 환영분위기가 역력하다. 사전 통보도 없이 참가한지라 날 반겨서 그런가 했더니 오토회 3년 가까운 여정에서 두자리(10명)를 채운 역사적인 날이란다. 처음 참가한 박동영 회장, 김영환 동지의 합류도 뜻깊고..
간식으로 김밥(실제로는 주식이 됨)과 약간의 막걸리를 챙겨서 서둘러 등산길에 올랐다.
등산코스는 팔당역에서 철로쪽 골목길을 따라 굴다리 밑을 지나 마을 회관 앞길로 올라간다. 예봉산 산자락에 닿으면 큰 비온 뒤끝이라 아직 수량이 풍부한 계곡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다 갈림길이 나오면 숲속의 가파른 길로 다시 올라가 벚나무 쉼터를 거쳐 능선을 올라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다. 가파른 숲길을 오르며 모처럼 합류한 몇몇 동지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휴식을 청한다. 그러기를 한시간 여 오르다 가져간 김밥에다 막걸리로 요기를 하였는 데 산행이 길어져 점심을 떼운 셈이 됐다. 예봉산 정상에서 보너스로 배급한 아이스 바는 꿀맛이었는데 모두들 입에 물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예봉산 정상. 높이는 683.2m로, 능선길로 1.5km 정도 떨어져 적갑산과 마주보고 이어져 있다. 인근 주민들은 사랑산이라고 불러왔고, 옛 문헌에는 예빈산(禮賓山), 예봉산(禮蜂山)으로 기록되어 있던 것이 조선총독부 《조선지지자료》에 예봉산(禮峯山)으로 나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일제강점기에 오늘의 이름이 된 것으로 추측된다. 수림이 울창하여 조선시대 때는 인근과 서울에 땔감을 대주던 연료공급지였단다. 정상에 오르면 멀리 팔당교와 한강, 검단산, 운길산 등이 바라보인다. 여기서 북서쪽 안부로 내려서 팔당과 세광사로 가는 큰 길을 따라 630m봉에 올라 잡목림 길을 나아가면 적갑산에도 오를 수 있다. 이어 다산 형제의 족적을 따라 이름 붙여진 철문봉(喆文峯,630m);정약용,약전,약전 형제)을 지나 덕소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철문봉이라는 이름은 다산 정약용, 약전, 약종 형제가 능내리의 여유당에서 집 뒤 능선을 따라 쉬엄쉬엄 올라와 예봉산을 지나 이곳까지 와서 학문의 도를 밝혔다고(喆文)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차로 한달음에 서울로 나올 수 있지만 옛날에는 이곳에서 한양가기도 꽤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여유당에서 능선을 따라 예봉산에 오르고 철문봉우리에 서면 한양이 지척에 보인다. 심리적으로 이미 한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할까. 백운대가 보이고 남장대가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임금이 계신 궁궐을 눈앞에 그려보기는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다산이 이곳을 자주 찾았을 법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 예봉산에서 철문봉으로 가는 서북릉은 진달래 군락이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데 봄엔 깨나 정겹겠다. 두 봉우리 사이의 안부는 억새밭을 이루고 있고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는 노송이 드문드문 있어서 걷기 좋은 산길인데다가 비교적 평탄한 편이다. 한데 산행구간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보니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진렬이의 푸념이 간간이 나오긴 했지만 오랜 만에 어울린 친구도 좋고 산행길이 좋아 그리 싫은 눈치는 아니다.
이어 당일 산행의 백미.
어언 산행시간도 4시간이 넘은 데다 땀에도 절은 터라 비온 뒤 물좋은 계곡을 지나칠 수 있겠는가. 물가로 내려가 인적이 드문 여울목에 자리를 잡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홀랑 벗어 던지고 차가운 물에 풍덩 몸을 담그니 그기엔 부장판사니 변호사니 교수 나부랭이는 온데 간데 없고 그저 동심으로 돌아간 개구쟁이들뿐이다. 그사이에도 우리 조 재무는 연신 사진을 찍고.. 그란디 이거 그대로 홈피에 올려도 되남유(법률상담 요청)? 찬 물에 몸을 담갔다 빼니 그 시원함이 두 시간은 간다. 산에서 내려와 1차 뒷풀이는 그 분위기가 이어져 기분 좋게 감자전에다 한 잔씩 하였다. 그 자리에서의 건배를 통해 두 자리 숫자를 넘긴 오늘을 계기로 조만간 20명, 30명을 채울 것을 다짐하고(까짓 것들 나이 더 묵으면 자발적으로 나오겠지 뭐), 아쉬운 작별을 고하였건만 그래도 미련이 남아 덕소에서 일부 한량들은 2차 단합대회를 가졌다.
이글을 보고 건강도 보듬으며 산을 사랑하는 좀 더 많은 새로운 동지들이 늘어 났으면 하는 소박한 기대도 가져 볼란다. (이영진 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