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의 장편소설 고령화 가족
소설은 덜 좋아하는 편이지먄 딸 지은이의 서가에 꽂혀있는 책이라 읽어 보았다.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는 한가족 구성원 다섯명이다. 가족중 유일하게 대학을 나와 영화감독이 되었으나 영화첫작품 흥행에 실패하여 배우자로 부터도 버림받아 알콜중독에 빠졌다가 나이 48세에 칠순의 어머니집에 기어들어온 일인칭 소설의 주인공 나, 어려서부터 싸움꾼으로 교도소를 들락거린 배다른 형, 어머니가 바람피다 낳아온 여동생과 그녀의 딸 즉 조카.
소설은 이런 기본 조건에서 이들이 어떻게 인생을 풀어내는가 보여준다. 어머니는 다시 의욕적으로 자식들을 건사하다 옛 연인을 만나 살다가 이 힘든 세상을 작별하고, 형은 스팅의 주인공처럼 조폭의 돈을 가지고 애인과 함께 해외로 도피하고, 나는 조폭의 모진 매질을 이겨내 자존심을 지키내고 옛애인을 만나 새살림을 꾸린다. 여동생은 성실한 남자를 만나 재혼하고 조카애는 팔려갈뻔한 위기를 넘긴다.
소설은 그래도 해피엔딩이다. 현실에선 불행한 사람은 계속 불행하고 운이 좋은 사람은 계속 행운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운명이 정해져 있을까? 정해져 있다면 아주 디테일한 것까지 다 정해져 있나? 만일 그렇다면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게 단정하면 인생이 너무 허무하니 기본적 조건 즉 어느 댁에 언제 태어나는 것 정도만 정해놓고 나머지 인생은 각자 알아서 풀어나가도록 설계되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