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이 책의 내용을 들었는데 책 제목을 몰라 궁금해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어 황급히 사 읽어 보았다. 가벼운 흥분을 느끼면서.
펠로폰네스전쟁이 끝나고 그리스엔 용병들이 넘치던 시절이다. 페르시아 대왕의 친동생 키로스는 형의 왕위를 노리고 그리스 용병 13,000명과 직속부대 10만명을 거느리고 수도인 바빌론근처에서 전투를 벌이는데 키로스가 전투중 사망하고 만다. 대왕은 그리스용병에게 항복을 권유하나 이를 거부하자 대왕은 그리스로 귀환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속여 옹병들의 장군과 대장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참살한다. 낙담해 있던 용병들은 새로운 장군과 대장들을 선임하고 적과의 교섭을 거부하고 그리스로 돌아가기로 결의한다.
적이 따라오고 지방 부족들과도 싸워야하고 길안내자도 없고 식량도 없고 깊은 강과 험한 산이 가로막고 더구나 그리스용병들은 보병들뿐 기병이 없어 적을 이겨도 추격하여 죽일 수 없고 적에 패하면 전멸을 당할 수 밖에 없는 아주 불리한 입장이다.
이 책의 저자인 크세노폰은 냉철한 상황판단과 설득력, 용기로 만가지 난관을 병사들과 함께 돌파해 나간다. 그렇게 애를 썼건만 병사들은 불만을 품고 크세노폰을 탄핵하기도 하는 것 보면 여러 유형의 사람은 동서고금에 항상 있는 것 같다.
어느 산에 올랐다가 멀리 바다가 보이는 것을 보고 병사들은 바다다 바다 하며 얼싸안고 운다. 마침내 배를 타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급료도 받지 못하고 겨우 살아남은 용병들은 다시 돈벌이를 나가 약간의 돈을 벌고 페르시아에 전쟁을 선포한 스파르타 군대에 흡수되는 것으로 이 책은 끝을 맺는다.
이 책은 그 후 그리스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수십만의 대군을 거느리고도 페르시아는 일만명의 군대를 당적할 수 없었던 것이다. 개별적 개인기로 싸우는 페르시아군은 군집해서 싸우는 그리스군을 육박전에서 이길 수 없었다. 나는 알렉산더대왕의 능력이 뛰어나서 페르시아를 정복한 줄 알았는데 누가 하더라도 그리스가 통합되어 동진하였다면 마찬가지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크세노폰은 소크라테스와도 알고 지내던 아테네 사람이다. 전문적인 용병은 아니고 친구인 용병대장의 권유로 따라나서 뜻밖의 일을 당하나 자신뿐 아니라 주변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고 생생한 기록을 남겨 2500년 뒤의 나에게 까지 감동을 주고 존경의 념을 금할 수 없게 하니 가히 유익한 삶을 살고 갔다고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