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책에는 국가의 흥망이나 영웅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평범한 사람들의 고통을 간과하기 쉽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다루면서도 거기에 참여한 사람들의 애환을 함께 소개하여 전쟁의 비정함과 무익함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책을 읽고 전쟁은 미친짓이라는 평소의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60만명의 군인과 많은 차마를 동원하여 러시아에 갔다가 10만명만 살아 돌아왔다니 과연 누구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일까. 권력자들이 말하는 애국이나 국가의 영광등은 사람들을 사지에 몰아넣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싶다. 당시 군복이 패션쑈에 나온 의상처럼 멋지게 생겼는데 이것 역시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한 것인 것 같다.
야전병원 주위에는 잘라낸 팔 다리가 수북하게 쌓였다니 끔직하다. 장군들의 상황판단 미스로 5천명이나 되는 기마병을 돌격시켜 대포밥으로 만들어 놓는 것은 항시 있을 수 있는 예일 것이다. 프랑스는 1차대전때에도 자주 총검돌격을 시켜 독일군의 기관총밥을 만들었다는데 과거에 성공했다고 무턱대고 써먹는 무신경이 놀랍다.
나폴레옹은 사회혼란기이기는 하지만 콜시카 태생이 포병대위에서 1년만인 23세에 준장이 되고 26세에 소장 그리고 5년뒤 정권을 장악했다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군사적 재능이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민간분야의 행정 법률 교육 과학 등에도 조예가 깊었다한다. 그는 군대가 일단 전장에 도착하면 적의약점을 찌를 수 있는 위치로 엄청난 수의 병력과 병기를 이동시키는 특수한 재능을 발휘했다. 이런 식으로 그는 차례대로 또는 이미 집결해 있는 경우라면 분산시켜 상대를 격파했다.
워털루의 승자인 웰링톤경은 이름이 웰즐리이다. 스페인 폴튜갈의 반도전쟁에서 나폴레옹군을 물리쳐 프랑스에 까지 진격했고 워터루전투에서 때마침 도착한 프러시아군의 협력에 힘입어 나폴레옹을 굴복시켰다. 이 모든 일을 神이 주재한다면 나폴레옹을 출생시키고 또 그를 제압할 사람을 낳게 했으니 어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미 연합군이 빠리에 진주하여 나폴레옹은 빠리로 진군하려 했는데 장군들이 빠리를 모스코바꼴로 만들 수는 없다고 모두 반대하여 나포레옹은 결국 하야 한다. 보불전쟁 때도 2차대전 때도 빠리는 전쟁터가 되는 신세를 면했는데 프랑스 사람들의 빠리사랑은 유별난 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