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라 에런라이크의 노동의 배신 (Nickel and Dimed)
저자는 노동자들이 받는 급여로 생활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신분을 감추고 웨이트리스, 청소원, 월마트 판매원으로 취업하였다. 취업했던 시기는 2000년 전후로 미국이 대단한 호황기에 있었다. 시간당 대략 7불 정도의 임금을 받아 집세를 내고 먹고 살 수 있을까? 허름한 집이나마 집세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은 별로 없어 저축은 거의 불가능하다. 아파트를 빌리려면 보증금을 내야하는데 보증금 1000불정도가 없어 낡은 모텔에 비싼 요금을 치르며 살거나 남과 방을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점심을 과자 한쪽으로 때우니 현기증을 호소하고 청소하다 다쳐도 병원에 갈 엄두도 못내고 절름거리고 일을 한다.
가난한 것은 본인이 게으르고 무능해서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악순환에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운 법이다. 직업을 하나 가지고는 생존이 안된다. 1.5개나 2개를 가져야 겨우 살아갈 수 있다. 저축은 거의 어렵다. 왜 더 나은 임금과 여건을 요구하지 않는가? 약물검사 인성검사 잡담 대화금지 등 기본적인 시민권과 자존감을 포기하게 만들고 스스로 비천한 존재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미국인의 60%가 받는 시간당 14불 미만의 임금으로는 생활이 안되 배우자나 장성한 자녀와 함께 살아야 하고 푸드스탬프나 정부지원을 받아야 한다. 빈곤에 대해 죄악시 하는 풍조가 있어 가난한 자는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 미국의 범죄 수감자는 230만명이나 된다는데 인구대비 세계 최고라고 하며 이는 공공주택에서 사는 사람 수와 같다고 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때는 한창 호황기이었는데도 노동자의 생활이 그 지경이었는데 지금은 불황기라 그런 알량한 자리마저 구하기 어렵다한다.
루즈벨트 대통령과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 미국은 가장이 혼자 일해도 가족을 부양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둘이 벌어도 쩔쩔맨다. 어찌된 일일까? 우선 여성이 직업전선에 뛰어들어 노동인력의 공급이 많아진 것을 들어야 할 것 같다. 글로벌화로 공장이 해외로 빠져나가 좋은 일자리가 줄었다. 경기를 자극한다고 돈을 많이 찍어내 부동산가격이 폭등하여 주택임대료가 올랐다. 불법이민등으로 임금은 하향평준화되어 겨우 죽지 않을 정도만 준다.
미국이 변하면 세계가 변한다. 트럼프도 샌더스도 미국이 변해야 한다고 말하고 대중이 이를 지지한다.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역시 그렇게 변할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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