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서평이 실려 있어 교보문고에 가서 이 책을 샀다. 저자는 미국의 조너던 닐이라는 사람이다. 요즘 세계적인 빈부차 확대, 세계화, 신자유주의경향과 관련되어 왜 이런 문제가 생겨났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흥미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어 지루한지 모르고 읽어 나갔다.
1965년 이후로 전 세계 부유한 나라의 제조업공장에서 이윤율이 하락하고, 그 이후로 이윤율은 계속 낮은 상태라 한다.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경쟁하기 위해서는 투자해야 한다. 투자하기 위해서는 이윤을 남겨야 한다. 그리고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는 인건비를 줄여야 하고, 세금을 줄여야 했다. 지배계급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이것이 레이건주의, 대처리즘,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모든 정책의 이면에 깔려있다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계급이 없고 평등하지만, 현실의 권력관계를 고찰할 때, 지배계급이 존재한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은 약 1000개 정도이고 이 기업들의 이사들은 약 1500명 정도이다.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대체로 여러 회사의 이사를 겸한다. 각각의 이사회는 매달 회의를 한다. 이로 인해 밀집된 인적 네트워크가 만들어 진다. 이들이 회의실, 클럽, 골프장에서 무수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집단정책이 만들어 진다. 그들은 고위관료, 저명한 변호사, 유력한 로비스트, 대학 총장, 재단 이사장, 고위 법관, 고위 장성으로 연결된 서로 중첩되는 네트워크를 통한다. 기업이 미디어를 소유하며 편집장들 역시 이 세계의 일원이다. 고위 정치인들은 선거운동자금을 기업에 의존한다. 그들은 지배계급 출신이거나 지배계급이 되고 싶어 한다. 그들은 자신이 지배계급이라고 생각하고 기업의 이익을 우선한다.
1980년 레이건의 당선과 함께 지배계급은 공세에 나섰다. 그들은 세금과 복지예산, 임금을 삭감해서 이윤을 끌어 올리고 싶어 했다. 그래서 평등이라는 사상 전체에 맞서 싸워야 했고, 뉴딜식 복지국가, 노동조합, 공민권, 여성해방, 동성애자운동, 반전운동과 대결하였다. 1980년 미국 교도소에 수감된 인원은 성인 30만명이었으나, 2001년에는 이 수치가 200만명으로 늘었다. 이와 별도로 70만명이 청소년 보호시설에 수감되어 있었다. 교도소는 수많은 가족들의 삶을 파괴했고 빈민가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렸다. 1960년대 저항의 핵심이었던 사람들이 이제 자신들조차 방어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의 지배계급이 미국인들을 쥐어짜는 방식으로 전 세계에서 이윤을 추구하려 하는 것이 소위 세계화이다. 프랑스, 중국, 브라질의 투자가들과 권력자들도 세계화가 자국의 노동자를 쥐어짜는데 도움이 될 때는 세계화를 좋아한다. 그러나 자국 기업들이 미국의 압력에 밀려날 때는 세계화를 싫어한다. 세계화는 세금과 지출정책에서 시작한다. 법인세는 감면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 부담을 지는 간접세는 인상한다. 국가예산은 균형을 맞춰야하며 의료, 교육, 주택, 대중교통, 실업급여, 공공부조, 연금, 가난한 자에 대한 보조금은 축소되어야 한다. 전기, 물, 철도, 가스등 국영기업은 민영화되어야 한다. 정부는 민영화를 통해 처음 1년간은 돈을 벌어들이지만 그 뒤에는 손해를 본다. 체제전체로 보면 사기업의 이윤이 상승한다. 새로운 규칙은 각국의 법률이 개정되는 것과 무관하게 기업의 이익을 보호한다. 국내 법정보다 국제적 분쟁해결절차가 우선하며 이런 국제협약을 거부하는 나라는 세계무역에서 배제당할 수 있다.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IMF와 세계은행을 통해 가난한 나라들에서 자신의 전략을 실행했다. 이들 기관에 미국은 17.5%의 투표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거부권 행사에는 15%만으로 족하다. 1980년대 초 남미 등 가난한 나라에서 미국의 정책을 집행한 주된 기구는 IMF였고 주된 강조점은 물가상승과 공공지출 삭감이었다. 미국은 가난한 나라의 경제를 변화시킬 훨씬 더 폭넓은 방안을 모색하였고 그래서 세계은행이 개입하게 됐다. 그들의 정책은 아프리카에 큰 타격을 입혔다. 새로운 산업투자는 고갈되고 실업율은 20-50%에 달하고 평균수명은 떨어졌다.
미국은 국민총생산의 14%를 의료비로 지불한다. 이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비율인데 미국의 의료가 민영화됐기 때문이다. 민간의료는 비싸고 비효율적이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경제에서 의료가 가장 큰 산업이 됐다. 민간의료라는 원칙은 미국경제의 이익에 중요하다. 기업들은 WTO를 통해 민간의료를 세계적 기준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생각건대 미국 기업들의 이윤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일본, 한국, 대만, 나중에는 중국
등 후발주자가 저임금을 무기로 싼 값에 물건을 만들어 수출하면서 시작된 듯 하다. 미국의 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고 금융 등 써비스산업에 주력하면서 세계화의 생각을 굳혀 간 것 같다. 인건비를 깍고 복지지출도 제한되면 제품에 대한 수요도 줄어 기업에게도 손해가 될 터인데 이건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사회에는 실업자가 넘쳐날 것인데 이 들은 누가 먹여 살리지? 교도소, 경찰, 나중에는 군대까지 민영화하고, 사회형평을 위한 정책까지 제한되는 등 국가의 역할이 축소되면 결국 세계적 대기업의 힘이 막강해지는 것인가? 대기업이 사회부조를 떠맡으며 실업자들을 모아 군대나 경찰을 만들어 봉건영주처럼 되는 것은 아닐까? 민주주의가 오래되면 금권정치가 된다던데 미국이 현재 그러하고 앞으로 이것도 세계화 되는 것인가? 내가 생각을 해도 뭐가 바뀌겠냐마는 적어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는 해야겠기에 잠시 고민을 하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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