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배낭여행기
글   쓴   이 이근화   (khwae200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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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2016년 05월 08일 11시 11분 27초 조 회 수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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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40대이던 1999년 가을 인도를 약 한달간 여행한 적이 있다. 해외여행중 가장 인상적이었던지 지금도 가끔 그 때 생각이 난다. 다행히 그 때 써 놓은 여행기가 있어 다시 한번 읽어보며 공유코자 올려본다.


인도 배낭 여행기

세계일주가 꿈이었는데 다행히 시간이 나서 모 여행사의 30일간의 인도 단체배낭 여행에 참가하였다. 내가 제일 고령자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일행 20명 중에는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3명이나 있었고 직업은 변호사, 치과의사, 중소기업사장, 명예퇴직자 등 다양하였다. 여행코스는 봄베이에서 유적지를 따라 동쪽으로 갠지스강까지 갔다가 다시 서쪽으로 뉴델리를 거쳐 타르사막으로 가서 낙타 사파리를 하고 봄베이로 돌아오는 것이다.

봄베이공항에 도착하여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는데 창밖의 풍경에 놀랐다. 거리는 빈민굴 같았고 빌딩도 잘 보수를 않는지 시꺼먼 매연에 쩔어 있었다. 코카와 펩시콜라는 빈민가를 광고탑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택시 운전사는 수염이 더부룩한 노인인데 사람이 지나가도 속도를 늦추지 않는 것이 이곳의 운전법인 것 같다.

‘빠르데시’라는 노래를 라디오에서 들었다. 택시운전사와 부잣집 딸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담은 영화 주제곡이라는데 몇 년 전 영화인데도 아직까지 인기가 있는 영화이다. 암울한 현실에서 신분상승을 바라는 인도인의 소망을 담았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닐까. 마치 신데렐라나 바보온달 이야기처럼 말이다.

아침 식전에 잔디밭에서 하는 무료요가강습에 참가하고, 기차표 예매하는 법도 배우고, 인도과일도 사먹어보고, 박시시도 하고, 인도영화도 보며 하루를 보냈다. 미화 100불을 환전하니 4250루피나 된다. 이곳은 물가가 싸 이 돈이면 한참 쓸 수 있다. 경비는 교통비 포함하여 하루 1만원이면 된다.

엘로라와 아잔타의 석굴을 보기 위해 아우랑가바드행 기차를 탔다. 2등석 침대칸인데 도난방지를 위해 배낭을 침대에 묶어 쇠채우고 침낭속에 들어 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잠을 잤다. 엘로라의 석굴은 모두 32개나 되는데 16번 굴이 가장 규모가 크다. 지금은 많이 벗겨졌지만 당시에는 황금색 석회를 입혀 굉장히 화려했을 것이다.

아잔타 석굴 관광 후 근처 마을을 방문하였는데 온 마을 사람들이 우리 일행을 반겼다. 특히 어린이들은 천진하고 눈매가 선한 것이 정이 끌렸다. 돈을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거지로 훈련시키는 결과가 될까봐 주지 못했다. 움막안은 맨 땅바닥이고 살림살이는 몇 가지 되지 않았다.

산치에서는 아쇼카 왕이 세웠다는 부처님 사리를 모신 대탑을 관광 후 일행 중 여자스님이 있어 명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외로 자전거 하이킹에 나섰다. 이곳 자전거는 롱다리를 기준으로 만들어 타기에 불편하였다.

카주라호의 힌두교 사원은 수많은 조각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천년전에 만든 것이 아직도 금방 만들어 놓은 것처럼 보존상태가 좋았다. 이 사람들은 돌을 진흙 다루듯 한 듯 하다. 그러나 왜 사원에 남녀간의 성교장면, 군인들이 줄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장면 등을 조각해 놓았는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싸이클릭샤를 탔다. 얼굴이 검고 수염이 난 영감인데 이렇게 힘든 일을 하니 측은한 생각이 든다. 오르막 길에서는 내렸다. 빈 수레로 가는데도 낑낑대 밀어 주어야 할 형편이다. 식당주인에게 이 곳 땅값과 건물임대료를 물어보니 대단히 비싸다. 인도 부자들은 땅을 소유하여 부를 축적한 것이 우리와 유사하지 않나 생각했다.

석가모니가 득도한 부다가야로 가는 기차는 좌석이 없어 이리저리 쫓겨 다니는 고행의 길이었다. 나는 차라리 화장실 옆에 종이를 깔고 앉아 주위를 잊고 명상에 잠기려고 노력했다. 부다가야 숙소의 젊은 친구는 한국말을 곧잘 하는데 반말을 배워 어른에게도 ‘응’ 한다. 식사때는 가족이 총 출동된다. 여자의 결혼지참금 문제가 심각하다 한다. 그 금액이 엄청나 모두 놀랐다. 여자가 시집오면 일도 하고 아기도 낳아주니 오히려 돈을 주어야 할 것 같은데 어쩌다 이런 악습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갠지스강(힌두어로 강가) 가의 바라나시에 새벽녘에 도착하여 어두운 골목길로 숙소를 향하는데 소들이 이곳저곳에 싸놓은 똥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강가의 화장터에서는 죽은이 들을 화장하는 연기가 밤낮없이 피어오른다. 화장 전 죽은이의 얼굴을 보았는데 연극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든다. 태운 재는 몽땅 강가에 버리는데 일행 중 한 노처녀는 강가에 들어가 머리까지 잠수한다. 바라나시는 싸이클릭샤가 길을 꽉 메우고 어디나 사람들로 북적대 시내전체가 시장통 같다. 이 사람들이 가난한 것은 게을러서가 아닌 것 같다.

타즈마할을 보기 위해 아글라로 향하는 기차에서 차창 밖의 풍경은 마침 보름달이라 낮처럼 훤하고 아름다웠다. 아글라성에서는 멀리 타즈마할이 보인다. 나는 홀로 앉아 이 곳에 갇혀 타즈마할을 바라 보았을 샤자한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상상해 보았다. 자기 자신이 아비와 싸워 왕위를 차지하고 자신의 막내아들은 형들을 몽땅 죽이고 자신을 유폐시켰으니 참 기구하다. 타즈마할은 기대했던 대로 굉장하였다. 이것 하나 보는 것 만으로도 본전을 뽑았다는 생각을 했다.

자이푸르를 거쳐 자이살멜에 도착하다. 지프로 사막 근처까지 가서 낙타를 타고 사막의 중심부까지 갔다. 처음 타보는 것이지만 다들 잘 타고 간다. 엉덩이가 아픈 것이 문제지만, 사막의 밤은 근사했다. 맥주 1명씩 하고 모닥불 피우고 감상적인 노래를 하며, 모래 위에 자리를 펴고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잠을 청했다.

마지막 여행지인 우다이푸르는 거리와 집들이 깨끗하여 인도같지 않았다. 그 옛날 이곳 라지스탄의 전사들은 싸움이 극히 불리하면 아들은 피신시키고 부인이 자결하면 그 화장한 재를 이마에 바르고 싸웠다 한다. 우다이푸르에서 봄베이로 돌아오는데 약 20시간이나 걸렸다.

짧은 지면에 어떻게 한 달간의 일들을 다 기록하겠는가. 열심히 살 것이며 또 여행을 할 것이라는 즐거운 생각을 하며 서울에 도착하니 11월 8일 완연한 가을날씨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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